小さなこえ、大きなこころ
"...료마(リョーマ) 씨는 정말 멋있네요."
아주 작은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귓가에 꽂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이 호시카게(星影)인 것을 바로 알아차린 에치젠(越前)이 가뿐하게 상대 코트에 공을 내리꽂았다. 완벽한 승리.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며 에치젠은 목적했던 곳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레아(レア)."
"네."
"나 멋있어?"
"...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물론 에치젠 씨는 언제나 멋지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호시카게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자 에치젠이 무언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아까는 멋있다고 했으면서, 지금은 또 아니야?"
"...아까요?"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호시카게가 화악, 얼굴을 붉혔다. 이런 건 들어도 못 들은 척해주세요. 부끄러운 마음에 조금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말하자, 에치젠은 묘하게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들리는 걸 어떻게 못 들었다고 말해."
"...에치젠 씨께 들릴 정도로 크게 말하지 않았어요. 엄청 작게 말했다고요."
이런 기분이 들 일은 아니지만. 괜히 분한 마음에 볼을 부풀리며 말하는 호시카게가 귀엽다고 생각하며, 에치젠은 일부러 커다랗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말했다. 아직도 제 마음을 모르는 것 같은 작은 소녀를 향해.
"말했잖아. 네 말이라면 아무리 작아도 다 들린다고. 그보다..."
휙, 호시카게를 끌어당겨 품에 안은 에치젠이 가만히 시선을 옮겼다. 눈이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돌리는 호시카게에게, 조금은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왜 료마라고 안 부르는 거야?"
"...저는 원래 다른 분들은 이름으로 잘 안 불러요."
"그래도 난 너한테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심장 소리가 두근, 두근, 귀에 들릴 정도로 울리고 있었다. 이건 에치젠 씨, 아니, 료마 씨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던 호시카게의 귓가에 사락사락, 결이 좋은 머리카락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지막한 목소리와, 조금은 뜨거운 숨결이 함께 느껴졌다. 레아, 너에게 있어서 난 특별한 사람이잖아. 안 그래?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잖아요. 진짜 치사해요, 료마 씨."
다시 한번 살짝 뺨을 붉힌 호시카게를 향해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에치젠의 뒤로, 불만과 부러움이 뒤섞인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할 건 다 하는데 저걸 짝사랑이라고 해도 되는지, 아무리 봐도 양방통행이 아닌지 토론에 들어간 선배들을 흘긋, 쳐다본 에치젠이 가볍게 호시카게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이제부터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걸까. 호시카게의 입가에 머물던 료마, 라는 단어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생각하며, 그렇게.
小さなこえ、大きなこころ END.
하늘새님 (@skybird_cms)